2025년 10월 정부가 발표한 ‘10·15대책’은 서울 아파트 시장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분수령이 되었습니다. 발표 직전에는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며 투자 심리가 과열되었지만, 대책 이후 시장은 급속히 냉각되며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끌’과 ‘갭투자’가 어떻게 시장 불안을 키웠는지, 실수요 중심으로 구조가 재편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대출규제가 시장 안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봅니다.

영끌이 만든 단기 과열의 끝과 시장 심리의 전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라는 단어는 부동산 시장의 열기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어입니다. 특히 2025년 들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언급되자마자, 많은 젊은 세대가 다시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아파트 매수에 나섰습니다. 강남, 성동, 마포 등 주요 지역에서는 단 한 달 새 신고가 거래가 15% 이상 증가했고, 일부 단지는 1억 원 이상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10·15대책’ 발표 전까지의 일시적인 현상이었습니다. 대책이 예고되자 투자자들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것”이라 판단해 매수에 몰렸지만, 실제 정책이 발표된 이후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되었습니다. 대출 한도가 축소되고, 투기성 거래에 대한 세금 부담이 늘자 거래량은 급감했고 호가는 빠르게 조정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기 급등과 급락의 반복을 “심리적 매수 과열”이라 부릅니다. 또한, 영끌 매수는 단기 시세차익만을 노리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요 기반이 약합니다. 10월 초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대책 전후 2주 사이에 신고가 거래는 620건에서 190건으로 급감했습니다. 금리 부담, 대출 규제, 매물 잠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요가 급속히 위축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10·15대책은 ‘과열 심리의 끝’을 의미하는 동시에, 시장이 근본적 체질 개선으로 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구조와 구매 패턴
이번 대책의 핵심은 명확합니다. ‘투기 수요 억제, 실수요 보호’.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더 이상 단기 시세차익의 장으로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청약 제도 개편, 무주택자 대상 대출한도 완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지원 확대 등 실수요 중심 정책이 집중되었습니다. 이러한 정책 변화로 인해 시장은 점점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대책 발표 후 나타난 가장 뚜렷한 변화는 ‘거래 지역의 다변화’입니다. 강남·용산 등 고가 지역의 거래는 줄었지만, 노원·구로·금천 등 중저가 지역에서는 오히려 실수요 매수세가 늘었습니다. 특히 신혼부부나 1인 가구는 교통 접근성과 생활 인프라가 뛰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주거지를 탐색하고 있으며, 이는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의미합니다.
또한, 갭투자 감소도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전세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보증금 보호제도가 확립되면서, 전세를 활용한 투자 수익 구조가 점점 매력적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전세 끼고 집 사기’가 흔했지만, 이제는 공실 리스크와 금리 부담이 커져 실수요 중심 매매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 변화는 단기적으로 거래 위축을 불러오지만, 장기적으로는 주택 가격의 안정화와 시장 신뢰 회복을 가능하게 합니다.
대출규제의 강화와 시장 안정 메커니즘
‘10·15대책’의 가장 강력한 축은 바로 대출규제 강화입니다. 정부는 투기지역 및 조정대상지역 내 고가주택에 대한 LTV를 기존보다 10~20% 낮추었고, 다주택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사실상 차단했습니다. 예를 들어, 9억 원 초과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경우 최대 40%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며, 소득 대비 부채 비율(DSR) 규제도 50% 이내로 제한됩니다. 이러한 조치는 거래 감소로 이어지지만, 단기 과열을 방지하고 부채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2025년 10월 중순 이후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규 건수는 전월 대비 35% 줄었고, 대출 총액 증가율은 0.7%에 그쳤습니다. 이는 금융권 리스크 관리 강화와 맞물려 시장 안정세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규제가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대출이 줄면 실수요자의 진입이 어렵다는 우려도 있지만,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생애최초 구입자와 무주택자에 한해 LTV를 최대 70%까지 허용했습니다. 즉, ‘투기 억제와 실수요 지원’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균형 조정이 이뤄진 셈입니다. 또한, 규제 강화는 투자자들에게 ‘현금흐름 중심 투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무리한 레버리지보다는 자금 계획을 기반으로 한 안전한 투자 문화가 자리 잡는다면, 시장은 더욱 건강한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10·15대책은 단순한 부동산 규제를 넘어, 시장 신뢰 회복의 시그널로 평가됩니다. 그동안의 급등은 ‘심리적 불안’이 만든 허상이었고, 이번 대책은 이를 차분히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영끌과 갭투자가 줄고 실수요 중심 거래가 늘면서, 시장은 단기 과열 대신 장기 안정의 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대출규제 강화로 인해 거래량은 줄었지만, 부채 리스크가 완화되고 금융 건전성이 높아졌습니다. 또한, 정책의 방향이 명확해진 만큼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결국 10·15대책의 진짜 목적은 가격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장 질서 회복에 있습니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정책 방향 + 금리 흐름 + 실수요의 균형” 속에서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노리기보다, 정부 정책의 큰 흐름과 거시경제 변화에 주목하는 장기적 관점이 필요합니다. 안정된 시장은 단순히 가격이 떨어진 시장이 아니라, 누구나 예측 가능한 시장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